서호(西湖) 뇌봉탑(雷峰塔)

북송(北宋) 때인 975년 오월(吳越)의 왕 전홍숙(錢弘俶)이 총비(寵妃) 황씨(黃氏)에게서 득남한 것을 경축하기 위하여 세웠다고 하여 황비탑(黃妃塔)이라 불렀으며, 건립 당시 성의 서관(西關) 밖에 있다 하여 서관전탑(西關塼塔)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후 이 탑은 시호의 10경(十景)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뇌봉석조(雷峰夕照：석양 무렵 호수 맞은편에서 바라본 뇌봉탑의 신비로운 경관)와 《백사전(白蛇傳)》으로 유명한 백사의 전설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명(明)나라 가정제(嘉靖帝) 때 왜구의 침략으로 불에 타서 탑신만 남게 되었고, 그 뒤 사람들이 병을 치료하거나 도굴을 목적으로 탑을 훼손하여 1924년 완전히 붕괴된 이후에 유적지로만 남아 있다가 2000년 복원 공사에 착수하여 2002년 10월 완공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신탑(新塔)은 기초 부위를 보존하고 8각형과 5층으로 원탑의 형태를 재현해 놓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다.

백사전(白蛇傳)

서호의 한 청년 허선(許仙)은 배를 타고 성묘를 하고 오는 길에, 백사(白蛇)가 변신(變身)한 여자 백씨 아가씨(白娘)를 배에 태워준 것이 인연이 되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후 이들은 서호 단교정(斷橋亭)에서 백랑을 만나 같이 살게 된다. 그러나 여자의 정체를 알아차린 금산사(金山寺)의 법해선사(法海禪師)는 허선을 구하기 위해 뇌봉탑(雷峰塔)으로 백사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눌러둔다. 이 스토리를 기본으로 <금산사>와 <단교정(斷橋亭)> 등 중국 전통극이 만들어졌다.